쓸모없는 것들의 쓸모 있음


유용하지 않은 모든 것은 경멸당한다. 왜냐하면 요즘 사람들은 시간을 너무 소중하게 여겨 게으르게 사색하는 것을 시간 낭비라 여기기 때문이다.




오직 돈과 권력을 신봉하며 정신을 억압하는 사막화가 점차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 수익이라는 약속의 땅을 향해 광란의 질주를 하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그들에겐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 즉 자연과 사물과 다른 사람들은 어떤 이익도 주지 못하는 존재들이다.


"쓸모없는 것의 유용함과 쓸모 있는 것의 무용함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예술을 이해할 수 없다"




"존재의 범위에서 오직 인간만이 쓸모없는 행동을 한다"


 쓸모없는 것이 유용하다는 점은 창의력, 사랑과 욕망이 유용하다는 사실과 일맥상통한다.


"모든 예술은 완벽하게 쓸모없다." … 예술 작품은 '아기가 태어나기를 요구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태어나기를 요구받는다'. "사회가 아기를 원함에도 불구하고 아기는 사회를 위해 태어나지 않는다." 아기는 태어나기 위해 태어난다. 


"예술 작품은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거나 혹은 수행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사회적 역할은 예술 작품이 아니다."


파괴적인 분노는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만나 비극을 낳는다. … 이런 문화유산들은 조용하게 음지에 놓여 있는 것들이었지만, 단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위험하다고 인식되어 파괴되었다.


 그 순간 야만적 정신이 창궐해 아름다운 기념물과 사상 체계, 고귀한 과거를 증명하는 것들을 모조리 파괴하면서 학교 문을 닫고 박물관과 도서관과 사료 보관소를 해체하거나 불태운다. 




"부에 대한 열망 때문에 우리 모두는 만족할 줄 모르는 환자가 되어 부의 노예가 되었다. 돈에 대한 사랑은 정신을 움츠러들게 하는 병이나 마찬가지다." 이 거짓된 우상을 좆다 보니 이기적인 인간은 '더는 위를 올려다보지 않고' 결국 '정신의 위대함을 시들게 한다.'


 … 부의 축적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미덕으로 꼽히지 않게 되면 도덕규범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우리는 종교적 원칙과 견고한 가치를 회복하여, 다시 탐욕이 악덕이고 고리대금이 잘못된 것이며 욕심이 혐오스럽다고 주장할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될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시간을 고결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를 가르쳐 주는 사람들과 있는 그대로의 사물로부터 기쁨을 이끌어 내는 매력적인 사람들을 존경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인생의 순수한 본질은 유용함이 아니라 선함(산업 민주주의가 항상 쓸모없다고 여겼던 가치)과 일치한다. 


왜냐하면 '자본주의는 인간의 조건을 개선하려는 노력과는 거리가 먼 것'이기 때문이다.




 어린 물고기 두 마리가 헤엄을 치며 가다가 나이 든 물고기 한 마리를 만났다. 나이 든 물고기는 인사를 하며 이렇게 물었다. "안녕, 얘들아. 오늘은 물이 어떠냐? 어린 물고기 두 마리는 대꾸하지 않고 헤엄쳐 갔다. 잠시 후 그중 한 마리가 다른 물고기를 돌아보며 물었다. "물이라고? 도대체 그게 뭐지?" 


"물고기 이야기의 요점은 단순하다. 가장 명백하고 전능하며 중요한 현실은 이해할 수도 논쟁할 수도 없을 정도로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포스터 월래스




아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어머니 우르술라의 사랑 가득한 눈으로 보기에도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악순환이었다.

 

 상식적인 우르술라는 대령이 도대체 어떻게 돈을 벌려고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대령은 황금 물고기를 금화로 바꾸더니, 다시 금화를 황금 물고기로 만들었다. 분통 터지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판매량을 늘릴 수 있도록 조금씩 작업을 더 해야 했다. 사실 대령은 수입보다는 작업에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더구나 부엔디아 대령의 속마음은 이러했다.


"아버지를 따라 얼음 구경을 갔더너 먼 옛날 어느 오후 이후로, 그가 유일하게 행복을 느낀 순간은 공장 실험실에 있을 때였다. 그곳에서 그는 황금 물고기를 만들면서 시간을 보냈다."


-가브리엘 마르케스




부패를 양산하는 주요 원인을 소유와 소유욕이라 말한다. 그것은 부패를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며, 인간을 '탐욕스러운 대중'이 되도록 몰아붙인다.


 그들(태양인들)은 말한다. 격리된 집을 가지고 자신의 아내와 자식을 가지려는 것에서 소유가 시작된다. 거기서 자신에 대한 사랑이 나온다. 아이들의 재산과 존업성을 높이거나 그를 후계자로 삼기 위해, 누구나 탐욕스러운 대중이 되기 때문이다.


이상 사회인 자신의 '도시'에서 지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캄파넬라는 "소유욕이 사람들을 무례하고 오만하고 무식하게 만들고, 사람을 속이고 냉담하게 만들며,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게 한다"고 확신한다. 또한 '돈에 대한 탐욕 때문에 신세계를 찾아간' 스페인 사람들과 반대로 태양인들은 '새로운 지식을 얻기 위해서만' 여행을 한다.


"돈이란 말이야!" 트릴로니 씨가 소리쳤다. "얘기 못 들었나? 그 악당들이 돈이 아니면 뭘 찾으러 갔겠나? 그놈들이야 돈만 생각하지 않을까? 돈 아니면 뭘 때문에 저들의 가련한 시체가 위험에 빠졌겠나?"


해적들의 보물을 배로 옮기려던 짐이 돈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 수많은 위험을 무릅쓴 모험 끝에 쟁취한 보물이었지만, 짐에게 있어 진정한 보물은 도블론 금화와 베네치아 금화가 아니라 금화가 표현하는 문화였던 것이다.




겉모습은 속임수를 쓸 수 있나니. 세상은 항상 장식품에 속는다네. 제아무리 부당하고 부패한 소송도 우아한 목소리로 옹호하면 사악한 얼굴을 감출 수 있는 법, 종교도 마찬가지. 저주받을 잘못도 엄숙한 얼굴로 축복을 하고 그럴듯한 성격 말씀을 인용하면 어떤 불명예도 감춰지지. 어떤 악덕도 겉모습에는 그럴듯한 덕성의 흔적이 나타나지. 마음은 모래 계단처럼 허약한 수많은 겁쟁이들도 성난 마르스나 헤라클레스의 수염을 기르고 있나니. 속을 들여다보며녀 간덩이는 우유처럼 희다네. 그런 주제에 남에게 겁을 주기 위해 수염을 장식으로 달고 있을 뿐이지.


장식은 함정이 도사린 위험한 바닷가요, 야만적인 아름다움을 감추는 화려한 베일에 불과해. 한마디로 교활한 세상에서는 거짓된 진실이 가장 현명한 사람을 함정에 몰아넣지. 그러니 미다스 왕이 먹었다는 딱딱하고 빛나는 황금이여, 너는 저리 가라. 핏기 없는 얼굴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오가며 교환 수단으로 쓰는 은, 너도 싫다. 하지만 너, 초라한 납덩이여, 믿음을 주기보다는 사람들을 위협하는 것 같은 너의 창백함이 웅변보다 감동을 주는 구나. 그래, 너를 선택하마. 기쁜 결과가 있기를!


-윌리엄 셰익스피어




그는 가장 수준 높은 지식은 '생산적인 지식'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다. "인간은 현 시대나 태초로부터나 경이로운 것을 보고 철학적인 암시를 받았다" 손에 닿는 범위 내에서 보이는 현상을 이해할 수 없는 경우, 깜짝 놀라서 '탐구'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인간이 무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철할하기로 결심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 들은 지식에 대하나 순수한 목적으로 학문을 추구한 것이지 실용적인 욕구 때문이 아니다. (중략) 명백히 우리가 진리 탐구에 몰두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탐구 그 자체와 관련이 없는 어떤 필요 때문이 아니다. 타인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사는 사람을 자유인이라 부르듯, 학문도 유일하게 자유로운 성격을 띤다. 왜냐하면 학문이야말로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자네가 말한 것처럼, 자유로운 인간은 늘 시간이 있으며, 편안하고 평화롭게 토론을 하지. (중략) 그들은 존재를 포착할 수 있다면 토론이 길든 짧든 상관하지 않아. 그러나 그 밖의 사람들은 늘 시간에 쫓겨 말을 해.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주제를 토론하고 싶지만 상대편은 냉혹한 규범과 고발장으로 그들을 공격하지. 그러면 그 범위를 벗어나 말을 할 수가 없게 돼. 그들은 노예라는 자기 신분을 염려하기 때문에 말을 할 때도 주인의 반응을 의식하게 되지.


…그리하여 '영혼이 쪼그라들기' 때문에 공정함을 잃게 된다.


 젊은 시절부터 노예가 되면 도덕적으로 성장할 수가 없다. 그리고 공명정대한 태도를 가질 수도, 고귀한 감정을 가질 수도 없다. 왜곡된 행동을 할 수 밖에 없고 아직은 예민한 정신이 위협을 느껴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 그리하여 젊은 시절부터 노예가 된 이들은 정의와 진실을 추구하는 것을 참을 수가 없으며, 쉽게 거짓말을 하고 모욕을 주고받는다. 결국 어린 시절을 지나 성인이 되고 전문가와 현자가 되었다고 믿는 그 순간, 건강한 생각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가 된다.


그들은 "저 하늘의 별을 연구하고 존재하는 사물의 온전한 본성을 탐구하면서 높이 날아오른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사적으로나 공적으로 대화를 하면 트라이카의 여자 노예를 비롯해 모두가 조롱을 보낸다" 또한 "그의 촌스러운 행동까지 멍청하다는 오해를 받는다" … 그러나 진정한 철학자는 자유를 얻기 위하여 늘 하늘의 말에 귀를 기울이려 애쓰고, 탈레스처럼 우물에 빠지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플라톤




혜자가 장자에게 말했다. "자네의 말은 쓸모가 없네." 그러자 장자가 대답했다. "유용함이 무엇인지 알려면 쓸모없음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네."


쓸모없음을 발견하는 순간이야말로 인간이 '야만성'에서 '인간성'으로 도약하는 순간이라고 설파했다.


사랑하는 여성에게 최초의 화관을 전하는 순간 원시인은 자신의 야만 상태를 초월했던 것이다. 원시적인 본능을 초월할 때 비로소 그는 인간이 되었다. 쓸모없는 것의 용도를 간파하는 순간, 인간은 예술의 왕국에 들어서게 되었다.




모든 아름다운 것이 인생에서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꽃이 사라진다고 해서 세상이 물질적으로 고통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꽃이 없어지는 걸 원할 사람이 누구인가? 나는 장미를 없애느니 차라리 감자를 없애겠다 오로지 공리주의자만이 양배추를 심기 위해 튤립 화단을 파괴하라 수 있을 것이다.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것만이 진실로 아름답다. 유용한 모든 것은 추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구체적인 욕망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의 욕망은 그의 초라하고 허약한 본성처럼 비열하고 역겹다. 집 안에서 가장 유용한 장소는 화장실이다.


나는 잉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나도 그런 사람들 부류에 속하기 때문에 내게 이익을 주지 않는 사람들과 사물을 좋아한다. … 나는 사회자가 흔드는 종소리보다 화음이 어색한 바이올린 소리와 방울 달린 탬버린 소리가 더 좋다.


이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이것은 아름답습니다. 그거면 충분하지 않습니까?일반적으로 어떤 것이 유용해지면 그 때부터 아름다움을 잃게 됩니다.


-테오필 고티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것만큼 비극적인 것은 없다." … 보들레르가 보기에 오직 돈을 벌겠다는 목적 하나를 가지고 장사에 뛰어드는 젊은이들이야말로 '마음의 타락'을 보여 주는 명백한 증거였다.


그래서 이들은 18세를 넘기지 모하고 고작 12세의 나이에 탐욕스럽게 성숙을 갈망한 나머지 가출할 것이다. 영웅의 모험을 찾아 가족을 떠나는 것도 아니고, 탑 속에 갇힌 미녀를 구하려고 떠나는 것도 아니며, 숭고한 사상을 통해 작은 오두막에 불멸의 생명을 지피기 위한 것도 아니다. 단지 사업을 하기 위해, 부자가 되기 위해, 형편없는 애비와 경쟁하기 위해서다.


-샤를 보를레르




기사 소설에 매료된 돈키호테는 '악습이 덕성을 이기는' 부패한 현실을 바로잡기로 결심한다. … 자신의 신체적 약점과 판지 갑옷 및 무기의 결점, 늙은 말의 약점을 보지 못한 채 우리의 영웅은 정처 없이 모험을 떠난다.


 그의 모든 위엄은 보상이 뒤따르지 않으며, 오직 열광적으로 이상에 복무하는 것뿐이다. … "그녀의 기사로서 대우받고 싶다는 그동안의 선한 바람이 이루어진다면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고 순수하게 봉사하겠다는 생각뿐이다."


 … 비록 위엄이 실패하더라도 용감하게 맞서야 한다는 것이다. 영광스러운 패배도 있으며, 그것에서 위대한 것이 나올 수 있다. " 진실을 인두로 지져 흔적을 없애려 해도 그것은 파괴되지 않으며, 마치 물위에 뜬 기름처럼 늘 거짓의 표면에 나타나기 마련이다." 


-미겔 데 세르반테스




"그게 무슨 소용이오?" 하고 묻자, 소크라테스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죽기전에 이 아리아를 알고 싶어서 그렇소" 소크라테스는 이 일화를 들려줌으로써 시오랑은 앎의 본질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개론서에서 하찮게 취급하는 이 대답을 내가 기억하는 것은, 알고 싶은 모든 의지를 진지한 마음으로 정당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죽음의 문턱 혹은 다른 어떤 순간에도 그 의지는 흔들리지 않다.


시오랑에게 고귀함이란 쓸모없음을 전제로 한다. "쓸모없는 예외,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대상… …, 자신의 안목을 높이고 싶다면 이러것을 간절히 원해야 한다." 


-에밀 시오랑





여러분, 과학-문화-예술에 대한 특별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두 자기 이유에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재정적 관점에서 무의미하고, 다른 모든 관점에서 유해합니다. 재정적인 관점에서 무의미하다는 말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그건 너무나 명확한 사실이어서 비례 계산 결과를 본 회의에 제출하기가 무색할 지경이었습니다. (중략) 수입이 1,500프랑인 사람이 해마다 문화생활에 5프랑을 썼는데, 어느 날 갑자기 5센트를 쓰기로 결심했다면, 그것이 무슨 큰 차이가 있겠습니까?


"화가, 시인, 유명한 작가는 평생 창작 활동을 합니다.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 없이 작업을 하다가 삶을 마감하지요. 조국에게는 큰 영광을 남기지만 그의 미망인과 아이들에게는 약간의 빵만을 남겨 줄뿐입니다."


위고는 국가적 위기의 순간일수록 사회가 무지의 지옥에 빠지지 않으려면 학문과 청년 교육에 대한 지원금을 두 배로 늘려야 한다고 말한다.


현 상황에서 가장 큰 위기가 무엇일까요? 바로 무지입니다. 비참한 생활보다 무지가 더 심각한 문제입니다. (중략) 그런데 그와 같은 위기에 직면해서 모든 교육기관을 공격하고 축소하고 해체할 생각을 합니다. 무지를 쫓아내고, 무지와 싸우고, 무지를 타도하는 것을 명확한 목표로 하고 있는 그들을 말입니다.!


오직 물질적인 생활만 생각한다면 '정신을 밝힐 횃불'은 누가 밝힌단 말인가?


제가 비록 저의 형제와 노동자를 위한 빵, 직공을 위한 빵을 간절히, 열정적으로 원하기는 하지만, 저는 생명을 유지할 빵과 더불어 생각의 빵도 원합니다. 그것은 생명의 빵이기도 합니다. 저는 육식의 빵처럼 정신의 빵도 두 배로 늘리고 싶습니다.


-빅토르 위고




이처럼 대중들은 '부를 얻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수행'하기 때문에 아름다움에 대한 사랑보다는 효용에 대한 욕구가 사람들의 마음속을 지배하게 된다. 공리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노력할 필요도 없고 많은 시간을 투입할 필요도 없는 '손쉬운 아름다움'을 사랑한다고 그는 지적한다. "그들은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책을 좋아한다. 이런 책은 빨리 읽히고, 어려운 공부를 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런 정신의 소유자들은 부자가 되는 지름길을 알려 주는 새로운 방법, 노동 시간을 단축하는 기계,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도구, 쾌감을 촉진하고 쾌감을 증가시키는 방법 등을 알아내는 것을 지성적인 인간이 되는 가장 훌륭한 노력으로 여긴다. 민주주의 시민은 주로 이러한  측면에서 학문을 연마하고, 이용하며, 그 효용성에 경의를 표한다.


토크빌은 '이렇게 구조화된 사회에서는 정신적으로 추상적인 활동이 무시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알렉시스 드 토크빌




당시의 상인들을 보며 전적으로 장사에만 골몰하는 부류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와 동시에 내면이 아닌 겉모습만을 가꾸며 '존재하기'보다는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기를' 선택한다. '내면의 존엄성'보다는 '외면의 존엄성'에 더 신경쓰는 사회 분위기에서는 가장 천박하고 어리석은 자들이 교양 있는 척하는 것이 놀랄 일이 아니다. 


인생은 돈놀이로 전락하고, 모든 것이 장사꾼들의 상점으로 변질된다. 잡지 편집실과 정치 집회, 심지어 가정조차 예외가 될 수 없다.


-알렉산드로 게르첸




이런 일보다 우스운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아버지는 아들에게 고대 로마시대의 언어를 가르치기 위해 자신의 돈과 아들의 시간을 낭비한다. 그리고 나서 그는 아들에게 장사를 시킨다. 아들은 그나마 학교에서 배운 얼마 안 되는 라틴어를 잊어버리게 될 것이며, 라틴어를 배우느라 힘들었던 기억 때문에 십중팔구 그것을 증오할 것이다.


이제 고전어의 쇠퇴를 막을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다. … 학생들은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보답과 즉각적인 이익을 얻지 못하는 공부를 하는 것을 마땅치 않아 한다.


과거에 학생들은 모국어 외에 유일하게 라틴어를 배웠다. 사어로서 배운 것이 아니라 라틴어가 문학 전체에 스며들어 있기 때문에 다른 무엇보다 예술적 자극을 받기 위해 배웠다. 그러나 오늘날 학생들은 현실화된 에스페란토어, 영어를 배운다. 통속적인 소통을 보다 쉽고 간결하게 하기 위해 배우는 것이다. 마치 캔 오프너나 만능 열쇠를 사용하듯이.


자신의 정체성과 자신의 역사가 가지는 의미를 모르는 망각의 인류가 되는 것이다.


-존 로크, 아토니오 그람시





가르치는 일은 사실상 사람을 유혹하는 일과 비슷하다. 그것은 하나의 '직업'이라기보다는 아주 고귀하고 진실한 소명이 될 수도 있다. 진정한 교수하면 성직자가 신에게 맹세할 때처럼 숭고한 정신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조지 스타이너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사실을 상기한 건 잘한 일이다. "질이 나쁜 교육은 문자 그대로 말하자면 범죄나 마찬가지고,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살인이나 마찬가지다." … "의식적으로든 그렇지 않든 공리주의적인 목적에만 집중하는 교육은 파괴적이다." 


막스 셀러는 괴테를 인용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앎에 대한 사랑이 없으면 지식을 얻을 수 없다. 그 사랑과 열정이 강하고 생생할수록 지식은 깊고 완벽하다." 그러나 열정과 사랑이 진정 순수하려면, 무보수와 사심 없음이 수반되어야 한다. 오직 이런 조건 하에서 교사 혹은 고전과 만나야만 학생이나 독자의 인생이 진정으로 변화될 수 있다.




책에는 현인의 말과 고대인들의 본보기, 풍습, 법률, 종교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책은 살아 있고, 토론을 하고, 우리와 대화를 하고,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고, 우리를 교육하고, 우리를 위로하고,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보여 줍니다. 책이 지닌 존엄성과 위엄과 신성함은 너무 위대하여, 만약 책이 없다면 우리는 과거에 대한 기억도 없고, 어떤 본보기도 가지지 못한 무지하고 하찮은 존재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인간의 것도, 신성한 것도 알지 못할 것입니다. 책이 없다면 땅에 묻힌 육신이 썩어 없어지듯 인간의 기억까지 사라질 것입니다.




서점 주인도 손님에게 소설이나 에세이에 대해 귀중한 조언을 주곤 했던 옛날의 그 서점 주인이 아니다. 사명감을 잃어버린 서점 주인들은 이제 고용인으로 변모했으며, 그들의 주요 임무는 슈퍼마켓에서 일하는 사람처럼 익명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되었다.




수학은 세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 먼저 수학은 자연을 연구하기 위한 도구를 제공해야 한다. 나아가 수학에는 철학적인 목표와, 감히 말하건대 미학적인 목표가 있다. 철학자는 수학의 도움을 받아 수, 공간, 시간의 개념을 심화시킨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수학의 숭배자들은 음악과 회화가 주는 것과 비슷한 즐거움을 수학에서 발견한다.


'실용적인 사람들'만 있었다면, 그리고 만약 그들에 앞서 비참하게 살다가 세상을 떠난 사심 없는 광인들이 없었다면, 실리를 추구했던 사람들을 수없이 부자로 만들어 주었던 산업의 발전은 결코 실현되지 못했을 것이다. 후자의 사심 없는 광인들은 결코 이익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과학자는 '존재 자체만으로 충분한 지적인 아름다움'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저는 잘못된 행동을 하면서 어리석음만 가득한 사람들 때문에 웃는 것입니다. (중략) 그 사람들은 끝도 없는 욕망 때문에 땅끝까지 가서 거대한 웅동이를 파고는 그 안에 금과 은을 녹인 다음 계속 쌓아둡니다. 더 많이 가지려고 용을 쓰지만 결국 더욱 인색한 사람이 됩니다. 쇠사슬에 묶인 손으로 땅을 파면서도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이들 중 몇몇은 땅이 무너져서 숨지기도 하고, 몇몇은 오랫동안 노동을 하느라 감옥이 마치 고향인 듯 살아갑니다. 그들은 부서진 돌멩이와 흙먼지를 뒤지며 금과 은을 찾지요, 부자가 되기 위해 모뢔 더미를 옮기고 더 깊이 땅을 파헤칩니다. 어머니 대지를 갈기갈기 찢어 놓습니다. 


(중략) 나는 가난과 적개심, 그리고 결코 가볍지 않은 모욕을 견뎠다. (중략) 학문에 대한 열렬한 사랑 덕분에 온전한 정신과 강인하고 고결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학문에 일생을 바친 것은 쾌락을 얻기 위해서도, 사업으로 막대한 부를 얻기 위해서도 아니다. (중략) 황금과 부를 추구하는 열망이 아니라 덕성과 지혜를 추구하는 열망으로 학자 정신의 불꽃을 태워야 한다.




소유하려는 집착과 사랑을 혼동하지 마라. 집착은 참혹한 고통을 준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달리 사랑은 고통을 주지 않는다. 고통을 주는 것은 소유하려는 본능이며, 그것은 사랑의 반대말이다.


황금의 유혹에 대해서는 돌이나 강철처럼 단단한 사람도

버티지 못한다는 것을 당신은 모르나요

당신 아내가 그렇게 굴복한 것보다

유혹하려고 했던 당신이 더 나빠요

그녀가 똑같이 당신을 유혹했다면

당신이 그녀보다 더 단호했을까요




구약이나 신약을 읽어 보라. 모든 기독교 서적은 오직 평화와 정신의 통일만을 주장한다. 그러나 모든 기독교도들의 삶은 오로지 전쟁으로만 점철되어 있다.


한 사람을 불에 태워 죽임으로써 자신의 신앙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신앙을 위해 스스로 불에 타 죽음으로써 자신의 신앙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중략) 한 인간을 죽이는 일이 결코 교리를 지키는 것이 될 수 없다. 제네바 사람들이 세르베투스를 죽였을 때 그들은 교리를 지킨 것이 아니라 그저 한 사람을 죽였을 뿐이다.


끔찍한 역설은 바로 절대적 진리란 이름으로 마치 인류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인 양 무자비한 폭력이 가해졌다는 사실이다. … 종교도 철학처럼 인생의 선택이 되어야 하며, 삶의 한 방식이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어떤 철학이나 종교도 만인에게 유효한 절대적인 진리를 알고 있다고 결코 주장할 수 없다. 오직 자신만이 진리에 도달했다고 믿게 되면, 인류의 행복을 명분으로 타인에게 그 진리를 강요하게 된다. 



우리의 신앙과 우리의 지식도 우리의 얼굴과 사지 육신처럼 운동을 통해 발전하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성서에서는 진리를 흐르는 물에 비유한다. 물이 끝없이 계속 흐르지 않는다면 순응주의와 전통이라는 저수지 속에 고여 썩고 말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통해 우리가 모르는 것을 탐구하는 것, 천천히 발견되는 진리에 진리를 결합하는 것. 이것이 바로 산학과 산술에서 말하는 황금비율이다.



@인생을 바꾸는 고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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