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여행 기간 9월~12월 / 여자1 / 북->남->북 반시계방향 루트 /cheap mode
1. 배낭의 크기는 최소 40리터 이상으로
그런 소리를 들었다. 배낭의 무게는 전생의 업보의 무게라고.. 그리하여 자만과 패기로 30리터 배낭을 준비.
그렇게 난 여행 내내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 여행객의 배낭에는 여백의 미가 필요하다. 쇼핑이란 없을 것을 확신하며 떠났지만 나도 여자라고 번쩍거리는 악세사리에 눈이 가고, 특색 있는 패브릭 제품에 나도 모르게 지갑이 열리면서 사야 할 리스트들은 자꾸만 늘어났다.
솟아나는 물욕은 출국 즈음에 정점을 이룰 것으로 예상. 처음부터 30리터 배낭을 꽉 채워갔더니 사고 싶은 물건을 넣을 곳이 없어서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던 일이 많다. 또, 그래 다음 도시에서 사면 되지 미루던 게 그렇게 그대로 내 손을 떠나버리고야 말았다. 그러니 사고 싶은 물건은 맘에 들었을 때 꼭 사야 후회하지 않는다.
네팔 엽서, 에코백, 가네샤 향꽂이, 조각상, 냉장고 자석, 뚝뚝모형 등 아직도 그때 못 사온 것들이 가끔 머릿속에 둥둥 떠다닌다.
작은 배낭 가져갔다가 양손을 짐꾸러미용으로 내어주고 싶지않으면 적어도 40리터 이상의 배낭에, 6~70% 정도는 필요한 것으로 채우고, 나머지는 비워 가는 게 좋은 시작이라는 생각.
-기차 타거나 이동시 짐이 분산되면 신경만 쓰이니 커다란 짐 한덩이로 깨끗하게 통일.
-보조가방은 신발주머니같은 슬링백이나 백팩이 최고 무난해보인다. 물병과 카메라, 지갑 정도 들어갈 말한 크기의.
2. 침낭은 '있어야만' 한다.
호화여행이 컨셉이 아니었기에 어떠한 구진 환경과 더러움에도 적응하겠다는 마음을 첫째로 준비하고 갔다. 또 환경이 이런 것을 알고 가는 건데 그런거에 까다롭게 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대다수 게스트하우스의 침대는 깨끗한 편이다. 보통 더럽다싶으면 요청을 하면 침대보를 갈아주는데 표면상으로는 깨끗하지만, 난 보았다. 침대매트 속의 감춰진 실체를.. 그거 생각하면 된다. 쓰레기장이나 버려진 폐건물에 나뒹구는 얼룩진 매트리스.
허나 그럼에도 침낭이 필요한 이유는 가끔 어쩔 수 없이 묵어야만 하는 피할 수 없는 더러운 숙소와 12월에 접어들며 밤낮으로 커지는 일교차 대비를 위한 보온유지, 그리고 기차이동시 잠잘 때 프라이버시 노출 방지, 마지막으로 정체모를 벌레들의 습격으로부터의 보호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침낭은 활용도100%로서 다양한 용도로 정말 요긴하게 사용했다. 요즘 초경량, 기능성, 여러가지 침낭이 많이 나오는데 난 국토대장정 때 받은 싸구려 무거운 여름용 침낭을 버릴 생각으로 가져갔다. 요점은 두께 상관없이 몸을 보호할 만한 침낭이 필요하다는 것.
-배낭을 고를 땐 바깥에 침낭을 매달 수 있게 고정 끈이 있는 것이 유용하다.
3. 복장에 대하여
검색에 검색을 했지만 떠나는 날까지 뭘 가져가야 할 지 고민했던 게 옷가지.
대충 단벌신사로 입국해서 가자마자 현지옷으로 바꿔입고 다니리라 다짐했지만 마음처럼 단숨에 시도되지는 않았다. 이것보다 더 예쁜 옷이 있겠지하며 고르다가 한동안 계속 단벌신사모드로 여행을 했다.
가져가면 좋을 것으로는,
ㆍ면 티 (2~3장) - 생각외로 상의가 예쁘거나 마음에 드는 옷이 없었다. 촌스럽다고 해야하나? 무난한 스타일을 선호한다면 기본 면티 챙겨가는 게 옷 갖춰입는 데 마음 편할 것이다.
ㆍ레깅스 - 강추! 레깅스 질은 메이드인코리아만 한 게 없다. 펀자비나 꾸르따st(허벅지까지 오는 인도 전통의상)옷 입을 때도 필수이고 추울 땐 속에 방한용으로 입고.
ㆍ바람막이 - 모자달린 바람막이. 내피까지는 필요 없을 듯.
ㆍ긴 바지 (1장) - 평상복인듯 평상복아닌 트레이닝 팬츠. 숏츠 가져가면 완전 최고이겠지만 이것은 인도의 미풍양속에 반하는 복장이다. 다리 노출 삼가.. 인도에 알라딘 바지나 스커트가 많이 있지만 물빠짐이나 금방 헤지고 망가지는 것을 생각하면 제대로 된 바지 하나쯤은 가져가는 게 좋다.
ㆍ둥근 챙모자 - 야구 캡모자 노노, 낮에 햇볕이 사방에서 직통으로 내리쬐는데 여자들은 머릿결 상하는 걱정도 해야한다. (그렇지 않아도 수질이 안좋아서 비듬이 생기고 머릿결이 상함). 가끔 부득이하게 씻지 못한 날에는 좋은 가리개가 되어준다. 갑갑하다면 선캡 추천. 선캡 구지지 않다. 패션의 다양성이 존중되는 인도이다.
+ 자매품 선글라스 - 이것도 인도에 많이 있지만 멋부린 보잉st이 너무 많음. 청청패션입고 헌병 오토바이 몰고 가야할 것 같은. 한국에서 싸구려로 마음에 드는 모양으로 하나 집어가는 걸 추천.
ㆍ신발 - 크록스신발 많이 사가는데 내가 추천하는 것은 '토오트' 신발이다. 이번 배낭여행에서 제일 잘 준비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토오트 신발을 사간 것. 끈모양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어서 발에 맞춰 슬리퍼로 샌들로 신을 수 있고, 무엇보다 물에 젖어도 걱정이 없다. 금세 마르니까. 거기에 푹신푹신하고 튼튼하기까지 하다. 엄청 걸어다녔는데 오래걸어도 발에 피로함이 없어서 참 좋았다. 이것을 메인으로 신던 플리플랍 하나 서브로 가져가니 완벽한 조합.
ㆍ반다나 - 손수건/머리밴드로 유용
ㆍ드라이핏 속옷 - 잘 마르는 재질이 중요하다. 더운 나라이니 잘 마르겠지라고 생각하겠지만 습한 온도의 지역이 있다. 윗 속옷은 스포츠브라 1개(일반브라 모양)와 자주입는 옷색깔에 맞춘 브라탑1개 +여분, 아랫속옷은 마음대로.
ㆍ방수 시계 - 필수. 강조!! 싸고 오래가는 카시오 메탈시계를 추천. 석회물과 비에 그렇게 담구고 막 굴렸는데도 살아남는 생명력이 인도의 생활환경과 어울림.
ㆍ양말 - 양말이니까
ㆍ여성용품 - 마켓에 팔긴 파는데 영......접착력이 별로다. 라이너가 떨어져서 마켓에서 샀는데 20개에 80루피 했던 것 같다.
ㆍ마스크 - ★★★★★ 북인도 및 라자스탄지역에서 필수.
요약하면 차림새는 평생남을 사진을 생각하여 평소입는 복장st일로 준비하고, 매너를 해치치 않는 선에서 착장. 위에 쓴 리스트는 옵션이 아니라 최소한의 필수요소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랬다.
4. 남인도에 간다고?
우선 기후 설명을 먼저 해야겠다. 한국의 열대야 만큼 더운데 확실히 습기는 덜하다. 없다는 건 아니다. 북인도가 그냥 커피라면 남인도는 TOP. 어쨌든 덥다는 건 기본이고 피부 약한 사람은 남인도에서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남인도는 덥기도 덥지만 너무나 습했다.
내가 남인도의 대부분을 습한 지역과 바닷가 근처에서 보낸 탓도 있겠지만 초반에 대처를 못 한 게 후회되서 꼭 당부하고 싶다. 뭐냐면 바로 벌레퇴치. 벌레 물린 상태+습한 날씨 콤보로 세균에 2차 감염이 됐는데 물리자마자 약을 발라주었다면 문제없이 나았을 작은 상처이지만 생각없이 냅뒀다가 팔뚝 전체가 피와 고름으로 가득차 움직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더구나 벌레에 물렸어도 항상 긴 바지를 착용하고 있어 상처가 눈에 잘 안보이지 않으니 심각성을 모르게 된다. 아직도 온몸 곳곳에는 정체모를 벌레에 물린 자국이 가득히 남아있다. 독하다 진짜. 지금까지도 의문인 것은, 물리면 개구리 알 같은 까만 점이 생기고 여드름 처럼 부푸는 증상이 나타나는 벌레의 정체가 너무나 궁금하다. 살짝만 건드려도 통증이 엄청났다. 이 벌레자국은 연필심 둘레만한 크기의 상처로 까맣게 점처럼 남아있다.
그리고 듣도보도 못한 벌레진드기에 물렸는데 어디에서 감염됐는 지 모르겠으나 상처가 심해진 것은 모두 2차감염이 원인이었다. 지금껏 겪은 고통중에 베스트에 손꼽히는 괴로움이다. 빈대에 물리면 가렵다지만 (실제로 몇 번 물렸는데) 비교가 되지않는 가려움이었다. 오죽하면 아토피 환자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겠는 정도.
무튼 피부 약한 사람들은 '오도모스'를 베이스로 해서 벌레퇴치하고, 물린 후에 바르면 좋을 약도 준비했으면 한다. 벌레 퇴치시엔 오도모스나 라벤더 오일을, 벌레에 물린 후라면 절대 긁지말고 바로 페퍼민트 오일을 발라주는 것이 도움된다. 남인도에 있을 때 거기 살던 언니가 항상 벌레에 물리면 페퍼민트 오일(물파스형식으로 된)을 바르곤 했는데 어쩐지 몸에 상처가 하나도 없었다.
+남인도는 모기가 말도 못하다. 팬을 켜도 그 바람을 뚫고 들어와 피를 빨아댄다. 10초 단위로 달라붙는 모기때문에 잠을 못 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다음에 남인도 갈 때에는 모기장을 꼭 챙겨가리라 다짐했다.
5. 후회하지 않는 준비물, 깔개
몹시 유용한 아이템. 이왕이면 보조가방에 넣어다닐 수 있는 것으로 의자 사이즈로 자른 돗자리나 얇은 방석이 있으면 좋다. 깔끔떠는 것은 포기하고 갔지만 언제 어디서 아무데나 깔고 앉고 쉬어야 할 상황이 많은 인도이다. 젖은 땅이나 차가운 바닥 새똥 묻은 혹은 개미떼가 즐비해있는 곳이 많고, 여러가지 면에서 미니사이즈 깔개가 있으면 좋을 것이다.
6. 우산
버려도 되는 어디 한군데 부족한 우산을 가져가면 필시 쓸모가 있을 것.
9월 10월 인도는 우기가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시도 때도 없이 비가 내렸다. 그냥 비가 아니라 홍수급 비가 퍼부어내렸다. 10월 중순, 네팔에서도 비오는 시즌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일주일 내내 비가 쏟아졌다. 이제 안오겠지하며 근 한 달 간을 우산을 안사고 버텼다. 11월 중순에는 남인도로 내려갔는데 ..? 또 우기라고 했다. 며칠 내내 비가 쏟아졌다.
7. 있으면 좋은 것들
ㆍ빨래줄 - 살 필요 없이 긴 끈이면 된다. 노끈이나 안 쓰는 원단 쭉쭉 찢어서 연결한 긴 끈.
+ 고정할 집게 몇 개
ㆍ수첩 - 기록용, 비상시 연락망
+ 모은 티켓들 고정하는데 다이소에서 사간 2천원 짜리 스템플러가 유용했다.
ㆍ비타민 - 여행 2개월 즈음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ㆍ수영복 재질의 하의 - 남인도의 바다or풀 입수하려면
ㆍ밴드보다는 테이프 - 밴드보다 접착력이 좋고 수시로 상처 감싸주기에 좋다.
ㆍ지퍼백 - 기본적인 것이라 안 적으려고 했지만 없는 사람이 많았다.
ㆍ귀마개 - 숙면을 취하고 싶을 때
+ 자매품 안대 - 혼자있으니 (주위살펴야해서) 귀마개 보다는 안대 선호
8. 불필요한 것들
인도가면 필요한 거 다 있다고 사람들이 누누히 말했지만 그래도 왠지 불안한 마음. 갔다와보니 정말 다 있다?? 퀄리티의 차이일뿐 여기에 있는 것은 인도에도 모두다 있다.
ㆍ캐리어 - 캐리어.. 와이?
ㆍ물티슈 - 주유소에서 나눠주는 것 2~3개 정도면 충분하다. 어차피 더럽고 나도 더러워지고, 이건 기차 upper칸 탈 때만 닦았던 것 같다.
ㆍ클렌징 및 기초제품 - 우리에겐 히말라야샵이 있다. 처음에 쓸 샘플 몇 개 가져가고, 마트가서 본인에게 맞는 제품 작은 사이즈 사서 먼저 써보는 걸 추천한다. 나중에 쟁여갈 때 선택지 표본이 다양해진다.
ㆍ메이크업 제품 - 땀에 쩔어 어차피 지워지니까 아이브로우와 선크림만. 눈썹문신이나 속눈썹 하고 오면 편하다. 그리고 배낭여행객와 색조.. 뭔가 언발런스하다. 조금 내추럴 해질 필요가.
ㆍ드라이기 - 드라이기.. 와이?
ㆍ수저 - 비행기에서 주는 이쑤시개나 일회용 포크 챙기면 된다.
ㆍ컵 - 짜이나 라씨 테이크아웃 할 용도로 가져간다는데 갖고 다니기 귀찮아서 버렸다. 그냥 주는 컵에 마심.
ㆍ복대 - 복대에서 뭐 꺼내는 게 더 수상하고 땀 차서 불편하다. 가방과 나의 감각이 한 몸이 되는게 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