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군주라면 현재의 문제들뿐만 아니라 미래에 일어날 문제들에 대해서도 경계해야 하며 그것들을 피하기 위해 부단히 대책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문제들이 발생되기 전에 알아차리게 된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즉 질병은 초기에는 진단하기는 어렵지만 치료하기는 쉽고, 시간이 경과한 후에는 진단은 쉬우나 치료는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새로운 질서를 도입하는 것이 정책을 집행하는 것보다 훨씬 성공하기 힘들고 관리하기도 어렵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옛 질서로부터 이익을 취하던 모든 사람들이 적들로 남아 있는 반면, 새 질서로부터 이익을 취하게 될 사람들은 겨우 미온적인 동맹으로 남아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이처럼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한편으로는 자신들만의 법으로 이익을 누리던 적들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질서를 오래 경험해보기 전까지는 믿지 않으려는 인간의 회의적인 속성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백성들의 목표가 귀족들의 그것보다 더 정의롭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귀족들은 억압하기를 원하지만 백성들은 억압받지 않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해를 끼칠 것으로 예상했던 사람으로부터 좋은 대접을 받게 되면 그에게 더욱 고마움을 느끼기 마련이어서 백성들은 자신들의 지지로 군주가 된 사람보다 더 깊은 호의를 보이게 됩니다. … 다만 군주는 기필코 백성들과 좋은 관계를 가져야만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논의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사람들은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 예상되는 공격은 결코 꾀하려 하지 않으며, 도시를 제대로 요새화하고 백성들로부터 미움을 받지 않는 군주를 공격하는 것은 쉬워 보이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군주를 방어하기 위해 자신들의 집이 불타버렸고 재산이 약탈되었으므로 이제 군주가 자신들에게 빚지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여 오히려 더욱 더 군주를 중심으로 뭉치게 됩니다. 인간의 본성이란, 받았던 은혜와 마찬가지로 베푼 은혜에 의해서도 유대가 강화되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지혜가 부족하여 최초에 훌륭하게 보이는 정책 속에 감추어져 있는 독소를 구분해내지 못하고 실행에 옮겨버리는 것입니다. 따라서 독성이 퍼지기 전인 초기 단계에 그것을 진단해내지 못해는 군주라면 현명하다고 말할 수 없으며, 이러한 재능은 소수만이 갖추고 있을 분입니다.
현명한 군주는 언제나 이러한 규범들을 따라야만 하며 평화로운 시기라 해도 절대 게으름을 피워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근면함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확대시켜 역경의 시기에 대비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그렇게 하면 운명이 변하게 될지라도 그 변화를 견딜 수 있게 될것입니다.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고자 하는 군주라면 사악하게 행동하는 법을 알고 있어야 하며, 자신의 필요에 따라 그것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군주는 믿음을 갖고 실천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두려움을 드러내서는 안됩니다. … 사랑을 받는 것보다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군주는 비록 사랑받지는 못한다 해도 미움을 받지 않으면서 두려워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현명한 군주라면 자신의 뜻에 따라 기반을 닦아야 하며 타인의 뜻에 따라서는 안된다고 결론 짓겠습니다. 다만 미움받는 일만큼은 피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단순히 사자의 역할만 하려는 군주는 모든 일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군주는 앞에서 언급한 모든 성품들을 다 갖출 필요는 없겠지만 마치 다 갖추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꼭 필요합니다. 더 나아가 군주가 그러한 성품을 모두 갖추고 끊임없이 실천하는 것은 군주에게 해롭지만, 갖추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이롭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손으로 만져보고 판단하기보다는 눈으로 보고 판단하려 합니다. … 대다수의 사람들은 군주를 보이는 대로 볼 수 있을 뿐이며, 직접 만져보고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소수입니다. … 사람들은 공정한 중개인이 없을 경우, 인간의 모든 행동 특히 군주의 행동에 대해서는 결과에만 주목합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신생 군주는 통치 초기에 믿었던 사람들보다 믿지 않았던 사람들이 충성심이 더 강하고 또 많은 도움을 준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판돌포 페트루치는 신뢰하지 않았던 인물들의 도움으로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었습니다.
모든 정책은 모호함을 수반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어떤 한 가지 어려움을 겪지 않고서는 다른 어려움을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조언을 해줄 측근의 선택은 군주에게 무척 중요합니다. 그들이 훌륭한 재능을 갖추었는지 혹은 반대인지는 군주의 지혜에 따라 결정됩니다. 통치자가 어느 정도의 지혜를 갖추었는지 알고 싶다면 우선 그 주변에 있는 인물들을 살펴보면 됩니다.
인간은 지적 능력에 따라 세 가지 부류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세상의 이치를 스스로 이해하는 자이며, 두번째는 남들이 이해한 것을 듣고 판단하는 자이고, 세번째는 스스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남의 이야기를 듣고서도 이해하지 못하는 자입니다. … 만약 군주가 스스로 독창적인 생각을 할 수 없다 해도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을 통해 옳고 그름을 가려낼 수 있다면, … 측근의 입장에서는 군주를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정직함을 유지할 것 입니다.
오직 군주가 요청할 경우에만 진실을 이야기해야 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절대 말하지 못하도록 해야합니다. 그러나 군주는 모든 일에 있어 그들의 의견을 들어야만 하며 그 후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황제의 비밀을 좋아하는 성품 때문에 발생한 것입니다. 황제는 자신의 계획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으며 타인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결국 황제가 이루기를 원하는 것과 그 의도를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황제의 결정을 아무도 신뢰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인간이란 어떤 필요에 의해 선한 행동을 해야만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언제나 악행을 저지르기 때문에 자신의 이익을 따지지 않는 조언자를 구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훌륭한 조언이란 누가 제시하든 간에 군주의 현명함에서 비롯되는 것이지, 훌륭한 조언에 의해 군주의 현명함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과거보다는 현재의 문제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며, 현재가 만족스럽다는 것을 알게 되면 현재를 즐기며 다른 것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 이것은 날씨가 좋을 때는 폭풍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 인간의 공통적인 약점입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지 못한다면 그러한 구조는 아무런 소용도 없습니다. 자신의 재능을 통해 스스로의 힘으로 구현되는 방식만이 효과적이고 확실하며 오래 지속됩니다.
운명은 맞서 견뎌내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곳에서 그 위력을 드러내며, 운명을 막기 위한 제방이나 둑이 만들어져 있지 않은 곳으로 힘을 집중시킵니다.
자신의 행동 방식을 시대의 흐름에 맞춘 사람은 성공할 것이며, 마찬가지로 자신의 행동 방식을 시대와 조화롭게 이끌지 못한 사람은 실패하고 말 것입니다.
… 운명은 변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방식으로만 행동하기 때문에, 그 두 가지 조건이 조화를 이루게 되면 성공할 것이지만…
뇌물을 주고 받는 것을,
뇌물을 주고받는 것을 누가 비밀히 하지 않으리요마는, 한밤중에 한 것도 아침이면 드러난다.
사사로운 정,
선물로 보내온 물건이 비록 아주 작은 것이라 하더라도 은정이 이미 맺어졌으니 사사로운 정이 이미 행하게 되는 것이다.
덕을 생색내지 말며,
그릇된 관습에 의거한 재물을 받지 않았거나 남에게 베푼 바가 있을지라도 드러내 말하지 말고, 덕을 생색내지 말며 남에게 자랑하지도 말 것이다. 또한 전임자의 잘못도 말하지 말 것이다.
한 가지의 물건이라도,
천지가 만물을 낳은 것은 사람으로 하여금 누려 쓰게 한 것이다. 한 가지의 물건이라도 버리는 것이 없게 한다면 재물을 잘 쓴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상대방의 비위를 맞추는 것,
수령이 좋아하는 바를 아전이 영합하지 않는 것은 없다. 내가 재물을 좋아하는 줄 알면 반드시 이로써 나를 유혹할 것이요, 한 번 유혹을 당하면 곧 그들과 함께 죄에 빠지고 말 것이다.
(영합 : 상대방의 비위를 맞추는 것.)
한쪽으로 치우쳐 있으면,
수령의 성품에 편벽됨이 있으면 아전이 이를 엿보아서 그 편벽된 곳을 따라 충동하여 농간을 부리게 되니, 이에 그 술수에 떨어지기 쉽다.
(편벽 : 한쪽으로 치우쳐 있음. 공평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치기 쉬움.)
스스로 판단한 뒤에 처리해야,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체하여 물이 흐르는 것처럼 술술 결재하는 것은, 수령이 스스로 아전의 계략 속에 떨어지는 까닭이다.
나라를 잘 다스림에는,
나라를 잘 다스리는 일은 사람을 잘 등용하는 일에 달렸다. 군현이 비록 규모가 작기는 하나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는 것은 나라의 경우와 다를 것이 없다.
적임자를 얻지 못한다면,
만일 향승에 적임자를 얻지 못한다면 자리나 갖추어 둘 뿐이요, 그들에게 여러 가지 정사를 맡겨서는 안 된다.
사방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수령은 혼자 고립되어 있어 자신이 앉은 자리 밖에 있는 자들은 모두 나를 속이려는 자들이다. 사방을 살필 수 있도록 눈을 밝히고 사방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귀를 밝게 해야 하는 일은 오직 제왕만이 그러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민간의 사정을 살핀다,
자제나 친한 사람 가운데 그 마음가짐이 단정하고 결백하며, 겸하여 사무도 능숙하게 아는 사람이 있으면, 그로 하여금 몰래 민간의 사정을 살피게 하는 것이 좋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말을,
좌우에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말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비록 쓸데없이 지나가는 말 같지만, 그들의 말에는 다 사사로운 뜻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공적을 고과하지 않으면,
아전이 한 일은 반드시 그 공적을 고과하여야 한다. 그 공적을 고과하지 아니하면 힘써 일하지 않는다.
백성이 납기를 어기었더라도,
비록 백성이 납기를 어기었더라도 아전을 내보내어 독촉하게 하는 것은 마치 범을 양의 우리에게 내놓음과 같으니, 결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가르치지 않고 형벌하는 것,
가르치지 않고 형벌하는 것은 백성을 속이는 일이라고 한다. 비록 흉악한 불효자일지라도 일단 가르치고 나서 고치지 아니하면 죽일 것이다.
편협한 의리 같은 것을,
과격한 행동과 편협한 의리 같은 것을 숭상하고 장려하여 폐단을 남기는 길을 열어 놓지 말아야 한다. 그 뜻은 정미한 것이다.
송사를 판결하는 근본,
송사를 판결하는 근본은 오로지 각종 증빙할 만한 서류에 달려있다. 그 깊은 간계를 들춰내고 숨겨진 비위 사실을 밝혀내는 것은 오직 명석한 수령이라야 할 수 있다.
지혜를 활용하고 들추어내는 일,
지혜를 활용하고 계교를 내어 깊은 곳에 있는 것을 낚아내고 숨어 있는 것을 들추어내는 일은 오직 능한 자만이 한다.
유리걸식하는 자들은,
유리걸식하는 자들은 천하의 가장 곤궁한 백성으로서 하소연할 곳이 없는 자들이다. 어진 목민관은 이들의 구제에 마음을 다 해야 할 것이며,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